다듬어지지 않은 아름다움의 매력, 세이셸(Seychelles) 여행

갈 수 있다면 꼭 가봐야 할 곳, 세이셸 프랄린 (Praslin)

정말,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어딜 가볼까, 여행지 검색을 하다보면 세상에 아름닺비 않은 곳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천국보다 더 아름다운 곳’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가봤는데 사진으로 보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은 곳도 있었고 선정한 사람이 우리나라를 와봐야 하는데, 생각이 드는 곳도 있었고.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기대감은 차츰차츰 옅어지고 있었다. 반대로 미국 CNN에 대한 불신은 짙어져가고…

 

세계에 많고 많은 ‘천국 같은 곳’ 중에서도 정말 천국 같은 곳이 아닐까 싶은 세이셸

 

하지만 세이셸은 정말, ‘천국 같다’던 찬사에 걸맞은 곳이었다.

거대하게 자리 잡은 거대한 화강암 사이로 커다란 야자수가 그늘을 드리우고, 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모래까지 다 보이는 투명한 바닷물은 진정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도낏자루야 썩던말던 천년만년 여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 곳이었다.

세이셸은 인도양의 115개 섬으로 구성된 나라이다. 하지만 대부분 무인도이고 수도인 빅토리아가 있는 마헤(Mahé)섬과 프랄린(Praslin)섬 그리고 라디그(La Digue)섬이 가장 대표적인 섬들이다. 마헤 섬은 인구의 80%가 사는 만큼 크고 복잡한 느낌이라 우리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찾아 마헤 섬에서 배를 타고 프랄린 섬으로 들어갔다.

 

 

프랄린 섬의 전도. 지도의 표기된 지명이 많지 않을 정도로 작은 섬이다.

 

프랄린은 정말 작은 섬으로, 차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도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작은 섬 사방 곳곳에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는 것!

대표적인 곳은 앙스 라지오(Anse Lazio)로, 이곳 또한 여러 매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등으로 꼽히는 곳이다. 앙스 라지오는 프랄린 섬의 북단에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굽이굽이 굽고 좁은 도로를 따라가다 ‘언제 도착하나?’싶을 때쯤 짠, 하고 도착했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앙스 라지오(Anse Lazio), 프랄린 섬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다.

 

프랄린 섬은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섬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다면 자동차를 렌트해야 하는데 앙스 라지오의 주차장에 서 있는 자동차들이 하나같이 다 똑같이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의 가장 작은 자동차들이라 웃음이 나왔다. 색색깔의 꼬마 자동차들이 옹기종기.

우리나라 브랜드의 꼬마 자동차들이 가득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도 5분은 걸어가야 앙스 라지오가 나타난다. 너른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다른 해변과 달리 울창한 숲속 끝에 나타나는 앙스 라지오는 그야말로 자연에 파묻힌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완벽한 곳이었다.

 

 

숲 속에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나타나는 조용한 해변
물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물이 맑다.

 

가까이에 식당이나 숙박시설이 없어 해변은 선탠하는 사람들, 책을 읽는 사람들로 들어차 여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섬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기 때문인지 사람이 꽤 많아서 조용한 휴식을 즐기기엔 조금 아쉬웠다.

 

 

비밀스럽게 숨겨진 해변, 앙스 조르제트(Anse Gerogette)

 

“앙스 라지오 다녀왔어요? 그곳 말고도 숨겨진 해변이 있는데 가볼래요?”

어랏, 프랄린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 앙스 라지오가 아니었나? 숨겨진 해변이라니!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였다. 우리가 묵던 숙소 주인이 말하기를 앙스 라지오보다 더 아름다운 해변이 프랄린에 있는데, 그곳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란다. 하지만 우린 아무나가 아니니까!!

“어디예요? 가고 싶어요!”
“내가 전화해서 들어갈 수 있게 해줄게요. 몇 시에 가볼래요?”

알고 보니 리조트 안에 있어 숙박객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인데, 우리처럼 출입허가를 받으면 해변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모양이었다. 숙소 주인이 알려준 주소로 가서 경비원에게 출입절차를 받고 나서야 해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람이 거의 없어 고요했던 해변. 마치 태초의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해변의 이름은 ‘앙스 조르제트(Anse Georgette)’로, 앙스 라지오 만큼 비밀스럽게 숨겨진 예쁜 해변이었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니! 조물주가 지구를 이렇게 저렇게 조물조물하다가 예쁜 해변을 만들었는데, 너무 만족스러워서 천국에도 비슷하게 하나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던 곳이었다.

 

집채만한 육지 거북이들이 사는 섬, 큐리우즈(Curieuse)와 기암괴석의 섬, 라디그(La Digue)

프랄린에서는 근처의 ‘큐리우즈(Curieuse)’섬으로 투어를 다녀올 수 있는데, 이 섬의 독특한 점은 육지 거북이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점이다. 섬에는 거북이들이 자유롭게 살고 있어 우리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줄 수도 있었다.

 

거북이들이 섬 곳곳에 있다. 먹이를 주면 다가와 냠냠 먹는다.

 

세이셸에 사는 사람보다 많이 살고 있다는 육지 거북들은 다 자라면 무게가 300kg이 넘는 데다 100세가 넘게 장수한다고 한다. 현재 가장 오래 산 거북이는 243세가 넘었다고…

가이드가 먼저 섬 도처에 널려있는(?) 거북이들에게 나무에서 잎을 따 건네주니 거북이는 먹던 잎도 마다하고 새로운 잎을 야금야금 씹어먹었다. 맨날 바닥에 떨어진 것만 먹다 갓 딴 신선한 잎을 주니 별미가 따로 없는 모양이었다.

 

 

사람들이 뜯어주는 신선한 잎은 별미인 모양. 서슴없이 다가와 내가 내민 잎을 받아 먹는다.
따로 사육장에서 자라고 있는 아기 거북들

 

우리도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잎을 따서 거북이에게 건네주었는데, 집채만한 거북이가 다가와서 내가 주는 잎을 받아먹고 있으니, 처음엔 좀 징그러웠는데 계속 보고 있자니 행동도 굼뜨고 덩치만 큰 이 생물이 귀엽게 느껴졌다. 게다가 내 앞에서 잎파리를 먹고 있는 이 거북이, 생각해보니 나보다 할아버지 일수도 있잖아…귀엽다고 해서 미안해요, 할아버지.

 

 

큐리우즈 섬의 트랙. 걷다보면 전망대도 나오고, 맹그로브 숲도 통과한다.
트랙킹이 끝나는 지점에선 가이드가 우리를 위한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 프랄린 섬 근처에는 ‘라디그(La Digue)’라는 섬이 있는데, 여기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해변이 예쁘기로 소문난 곳이다. 또한 섬에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관광객들은 모두 걷거나 혹은 자전거만을 이용해 다녀야 하는 ‘친환경 섬’이었다.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들로 가득 찬 라디그 섬의 해변

 

프랄린 섬에서 배를 타고 라디그 섬에 도착해 선착장에서 바로 자전거를 빌려 섬을 관광했다. 자전거로 한 바퀴 돌아도 2~3시간이 걸릴까, 정말 작은 섬이었는데 이곳은 ‘앙수스 다르정(Anse Source d’Argent)’이라는 기암괴석의 해변이 가장 유명하다. 해변으로 가는 길엔 소가 방아를 돌려 만드는 코코넛 오일 체험장도 있고, 해변에 아담한 바(Bar)도 있었다.

 

 

소가 만드는 코코넛 오일
해변의 작은 바(Bar)
‘앙수스 다르정’. 해변의 풍경이 기암괴석들 덕분에 독특함을 뽐냈다.

 

자전거로도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은 가다가 쉬고, 가다가 구경해도 전혀 문제 없을만큼 여유로운 곳이었다. 마음에 드는 해변이 있으면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쉬었다 가고, 독특한 기암괴석을 구경하다가 그늘에서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해변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이곳의 여유만큼이나 순한 떠돌이 개가 나타나 바다에서 헤엄을 쳤다.

 

 

해수욕을 즐기는 강아지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열매, 코코 드 메르 (Coco de Mer)

프랄린 섬의 가운데, 허리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는 ‘발레드메(Vallée de Mai)’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원시림이 있다.

 

 

‘발레드메(Vallée de Mai)’는 ‘5월의 계곡’이라는 뜻이다.

 

무려 ‘1억 5천만 년’ 전 남반구에 대륙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던 ‘곤드와나 대륙’ 시기부터 형성되었다고 하는 거대한 원시림이다. 이 원시림을 처음 발견한 영국의 고든 장군은 성경 속에 나오는 에덴동산이 현실에 있다면 바로 이곳일 것이라 했다고 한다.

만약 이곳이 에덴동산이라면 아담과 이브에 견줄만한 독특한 식물들이 발레드메에 살고 있다. 바로 ‘코코 드 메르(Coco de Mer)’. ‘바다의 코코넛’인 이 식물은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열매’ 또는 ‘금단의 열매’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코코드메르’ 나무와 야자수들이 하늘을 빼곡히 가려서 숲 속은 어두컴컴하다.
아직 자라고 있는 아기 나무도 이렇게나 크다.

 

세이셸에서만 자라는 이 나무가 자라서 열매를 맺는 과정이 굉장히 독특한데 암수 구별이 있는 이 나무는 어릴 때는 성별을 알 수 없다가 열매를 맺는 과정에서야 구분이 가능하다고 한다. 씨앗에서 열매가 맺힐 정도로 자라는 시간이 10여 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참 비밀스럽기도 하다.

 

 

세이셸에서 기념품으로도 인기 있는 ‘코코 드 메르’의 열매들. 관광객들이 쉽게 만져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다.

 

게다가 수나무의 열매는 남성의 성기와 비슷하게 생긴 데다 암나무의 열매는 여성의 엉덩이를 닮았다. 우연치고는 너무나 독특해서 조물주가 에덴동산을 만들다가 이 나무에 장난을 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프랄린과 주변 섬을 여행하느라 정작 수도인 빅토리아가 있는 마헤 섬은 출국 전날에 짧게 택시투어로 둘러보는데 그쳤지만 프랄린에서의 시간이 너무 즐거웠기에 세이셸은 기회가 있다면 또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로 꼽는다. 에덴동산, 낙원, 천국 그리고 태초의 아름다움… 바로, 세이셸을 설명하는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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