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이지만 신혼여행 기분으로 즐긴 모리셔스(Mauritius) 여행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모리셔스 여행 즐기기

모리셔스(Mauritius)는 묘한 섬이었다. 네덜란드 사람에서 따온 이름에, 힌두교를 믿으며 프랑스어를 하는 인도인들이 사는 곳. 아프리카라고는 하지만 아프리카 동쪽의 섬, 마다가스카르에서 약 900km 떨어져 있고 인도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많이 살지만 인도에서만도 약 4,000km 떨어져 있는 인도양의 섬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모리셔스.

 

우리는 프랑스령 레위니옹(Reunion)에서 비행기로 45분 걸려 모리셔스에 도착했다. 지금껏 여행했던 나라들은 대부분 수도 근처에 국제공항이 있었는데, 모리셔스는 특이하게도 수도인 포트루이스(Port Louis)는 섬의 북서쪽에, 공항이 있는 쁠란느 마늬엉(Plaine Magnien)은 섬의 남동쪽에 있었다.

그래서 보통 수도에서 여행을 시작해 그 나라의 작은 도시들을 거쳐 한 바퀴 돌고 다시 수도로 돌아오는 여행을 했던 다른 나라와 달리 공항이 있는 남동쪽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여행을 하기로 했다.

 

 

카타마란과 스피드보트를 즐기는 사람들
돌고래를 볼 수 있는 서부 카타마란

 

모리셔스에서 보통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로는 수도 포트루이스를 구경하며 특산품이나 공예품을 구경하거나, ‘카타마란’이라는 배를 타고 바다를 즐기는 투어가 있다.

카타마란 투어는 지역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데 동부에서는 ‘일로셰프(île aux Cerfs, 쎄흐프 섬)’를 중심으로 투어를 하고 서부에서는 돌고래 워칭을 중심으로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먹거리가 제공되기 때문에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장점.

그리고 우리 속에 갇혀있지 않은 동물들을 만져보고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카젤라 파크(Casela Nature & Leisure Park)’투어, 샤마렐의 ‘세븐컬러드 어스(7-coloured earth)’와 샤마렐 폭포를 보는 것이 가장 큰 관광요소 중 하나이다.

우리는 먼저 공항에서 동부의 뜨후 도 두스(trou d’Eau douce) 지역으로 가서 일로셰프 투어를 했다. 신혼여행으로 왔다면 카타마란 투어를 하루 종일 즐기며 무제한 음식으로 배를 채웠겠지만 배낭여행으로 온 우리는 돈을 아끼기 위해 현지 여행사 사무실을 찾아가서 딱 일로셰프만 가는 투어를 찾아 예약했다.

 

 

시내를 다니다보면 이런 작은 투어업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일로셰프는 프랑스어로 ‘사슴들의 섬’이라는 뜻으로, 섬 전체가 레져 아일랜드로 지정되어 있어 파라세일링이나 바나나보트, 혹은 골프 같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가 간 날은 하늘이 흐려서 아쉬웠지만 맑은 날의 일로셰프의 사진을 봤더니 그야말로 에메랄드빛 천국같은 곳이었다.

 

 

저 멀리 산호초의 경계부분에서 치는 파도가 보인다. 일로셰프는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았다.

 

섬의 앞바다는 깊지 않아서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았고, 레져를 위한 섬이라 그런지 휴양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만 있어서 섬 전체가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차가 다니지 않아 불필요한 소음공해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우리가 계약한 투어에는 해양스포츠 하나가 포함되어 있어서 맹그로브가 자라고 있는 바다 위를 통통 튀어 다니는 플라잉피쉬 비슷한 기구를 한번 탈 수 있었는데 바다 위에서 즐기는 액티비티를 하나 하니 섬에서의 시간이 더욱 즐거웠다.

 

 

모리셔스 북부를 지나가다 잠깐 들린 해변.
그헝베(Grand Baie)근처의 선착장.

 

일로셰프를 보고 뜨후 도 두스를 떠나 캅말루르(Cap Malheureux)를 거쳐 그헝베(Grand Baie)로 모리셔스 북부 해안을 따라 이동했다. ‘캅말루르’는 프랑스어로 ‘불행한 곶’이라는 뜻인데 먼저 이곳을 점령했던 프랑스군이 영국군에 쫓겨나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지명에 무인도였다가 프랑스와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모리셔스의 역사가 담겨있는 셈이다.

동부에서 북부를 거쳐 서부로 내려가다 보면 모리셔스의 수도인 포트루이스를 지나가게 된다. 수도인 포트루이스는 역시나 사람 많이 사는 곳답게 교통체증이 있고 복잡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많이 사는 북서부를 벗어나 남서부의 타마린(Tamarin)까지 내려오기 전까지는 모리셔스의 매력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사는 사람만 다르다 뿐이지 동남아랑 다른게 뭐야?’
‘이곳이 천국이라고 한 사람 누구야!’

 

 

수도 포트루이스(Port Louis). 수도 근처에 오자 차가 많아지고 교통체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대보다 아쉬운 풍경에 투덜투덜 대며 다녔다. 숙박업소가 많아 관광객에게 인기있다는 플릭엉플락(Flic en Flac)까지 내려왔는데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

“약간 대천해수욕장 같기도 하고, 경포해수욕장 같기도 하고.”
“우리가 좋은 리조트를 안 가서 그런 게 아닐까?”

하지만 타마린을 거쳐 남부에 뾰족 튀어나온 봉우리인 ‘르 모흔느(Le Morne)’까지 이어지는 남서부의 풍경은 앓던 이가 빠지는 개운함을 선사해줬다. 풍경이 좋아서인지 길가에 작은 가게들이 줄어들고 대형 리조트 단지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인적도 드물어졌다.

 

 

멀리 보이는 르 모흔느(Le Morne), 한적한 풍경이 대부분이었던 남서부.

 

사람이 많이 살고 번화한 북부와 포트루이스 주변은 모리셔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구경하고 관찰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면 르 모흔느, 리비에르 누아르 국립공원(Black River Gorges National Park)이 있는 남서부는 한적하고, 자연 풍경을 즐기기에 적합해 보였다.

물론, 인도양 한가운데 있는 모리셔스는 동부든 서부든 어디든 보이는 바다는 예뻤던 것 같다. 때때로 계절마다 다른 바람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내 경우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리조트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

 

하지만 숙소가 해변을 소유한 리조트냐, 일반 호텔이냐의 차이는 분명 있었다. 호텔에서 해변까지 찾아 내려가는 것이랑, 리조트 소유의 말끔하게 정리된 백사장에서 시간을 즐기는 것이랑 비교하자니 역시 휴양을 즐기려면 어느 정도 돈을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나 밤이면 흘러나오는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예쁘게 조명이 켜진 해변을 산책하는 것은 리조트가 아니면 어렵기도 하고.

그리고 르 모흔느 지역에서 가장 기대했던 투어, ‘수중폭포 헬기 투어’를 할 시간! 수중폭포를 보려면 헬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투어 비용이 비쌀 거라 생각은 했지만 현지업체에 알아보니 역시나 ‘헉’소리가 나왔다.

게다가 우리가 여행할 당시엔 정보가 많지 않아 헬기를 탈 방법을 알아보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게 정보를 찾아보다가 투어용 헬기는 ‘에어 모리셔스’에서 보낸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항공사에 직접 메일을 보내 가격 견적을 받았다. 헬기 투어 비용 외에도 따로 랜딩피(헬리패드 비용)까지 내야 하지만 투어 업체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서 직접 예약해서 헬기를 타기로 했다.

 

 

헬기는 꽤 낮게 날아서 아래로 떨어지진 않을까 무서웠다.

 

헬기를 이용하는 비용은 시간과 거리에 따라 조금씩 차등이 있어 아무래도 수중폭포가 있는 남부 지역에서 헬기를 이용하는 것이 조금 더 저렴했다. 항공사에 우리가 묵는 숙소를 알려주니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헬리패드를 알려주고, 사용 가능한지 직접 알아보라는 답장이 왔다.

항공사에 헬기를 예약하고, 알려준 곳에 헬리패드 사용을 예약하고 나니 점점 수중폭포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지만 우리가 예약한 헬리패드는 산속에 있는 레스토랑 안에 있었는데 모든 예약을 메일과 전화로만 한터라 ‘정말 오긴 오는 건가…’하는 생각에 헬기를 타기 직전까지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약속 시간이 되자 정말 하늘을 가로질러 작은 헬기 하나가 나타났고, 곧 우리 앞에 착륙했다. 사실 이전에 ‘레위니옹(Reunion)’이라는 섬에서 화산을 보기 위해 헬기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6명 정도가 탈 수 있는 꽤 큰 헬기였지만 이번 헬기는 4명 정도 탈 수 있을까나? 무척이나 작은 헬기였다.

 

 

예약시간이 되자 홀연히 헬리패드에 나타난 작은 헬기

 

더군다나 앞 좌석의 발을 디디는 부분까지 유리로 되어 있어 헬기가 떠오르자 마치 내가 붕 떠있는 것 같은 아찔한 기분이었다. 게다가 너무 작아서 센 바람이 불면 날아가진 않을지, 심장이 계속 콩닥콩닥.

 

 

드디어 르 모흔느가 보인다. 이 봉우리를 넘어서면 수중폭포가 있다!

 

10분을 날아갔을까, 15분 남짓 날았을까, 헬기는 어느덧 바다 위를 날고 있었고 섬의 남쪽, 뾰족 튀어나온 르 모흔느가 보이면서 하얀 거품을 일으키는 산호초 라인도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파란 바다를 가로질러 수중폭포를 하늘에서 바라보는 그 기분이란! 내 몸 안에서 아드레날린이 뿜뿜 뿜어져 나왔다. 진짜 내가 작은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그 짜릿함.

 

 

하얀 물거품 사이로 쏟아지는 모래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 수중폭포(Underwater Waterfall)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 물 속에서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모리셔스는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대륙붕 위에 있는데, 섬 주변의 수심은 200m가 넘지 않다가 대륙붕을 넘어서면서 1,000m까지 푹 꺼진다고 한다. 이때, 섬 주변의 모래가 해류에 의해 바닷속으로 떨어지는데, 이것이 거대한 폭포처럼 보이기 때문에 수중폭포(Underwater Waterfall)라고 한다.

헬기 기장님은 아쉬운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중폭포 위를 한 바퀴 정도 더 돌고 난 뒤 다시 우리가 출발한 곳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만 우리는 ‘수중폭포’만을 보는 투어를 예약했지만 샤마렐의 ‘샤마렐 폭포’와 ‘세븐컬러드 어스’도 지나가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다. 아마도 아쉬운 내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겠지.

 

 

‘세븐컬러드 어스’, 7색의 지구라 불리는 화산지형.
가까이서 보면 이렇다. 화산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함유하고 있는 성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색을 띈다.
샤마렐 폭포. ‘세븐컬러드 어스’에 입장하면 함께 볼 수 있다.

 

모리셔스는 아직 직항이 없어 가려면 홍콩이나 싱가폴, 혹은 두바이를 거쳐 와야 하지만 인도양의 에메랄드빛 바다도 즐기고, 사람 사는 모습도 구경하며 다양한 액티비티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었다.

 

 

샤마렐에서 재배하는 커피. 모리셔스는 이외에도 사탕수수와 바닐라 등이 유명하다. 샤마렐에는 사탕수수로 만든 럼(Rhum)을 만드는 공장이 있어 시음해볼 수도 있다.

 

리조트 밖을 벗어나면 울창한 숲도 있고 폭포도 있고, 사탕수수밭도 있고. 게다가 꽤 커다란 쇼핑몰들도 많아 휴양만으로는 몸이 간지러울 사람들에게 제격이 아닐까 싶은 곳.

 

 

역시 숙소가 좋으면 몸이 편하다.

 

그리고 리조트에선 식사가 제공되기 때문에 밖에서 사 먹을 일이 드물 텐데 모리셔스에 오면 꼭 리조트 밖을 나와 여러 문화가 섞인 모리셔스의 음식도 꼭 먹어보고 시장도 들러 모리셔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구경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프랑스어, 영어를 사용하면서도 아프리카, 인도와 중국의 영향을 받은 음식들. 커리와 딤섬, 바게뜨가 한곳에 공존하는 곳! 이렇게나 묘한 곳이 바로 모리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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