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 여행,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동남아 여행지

 

대개 인상적인 여행지는 예상치 못한 곳인 경우가 많은데 랑카위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신혼여행을 푸켓으로 다녀왔는데 좋았기에 이번 여행엔 태국의 다른 도시들을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호주에서 태국으로 가는 사이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를 함께 보고 가면 좋을 것 같아 지인들에게 동남아의 여행지를 추천받았는데 그곳이 바로 ‘랑카위섬’ 이었다.

 

두근두근, 페낭에서 랑카위로 가는 페리 탑승 직전

 

인터넷상에서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로는 ‘쿠알라룸푸르’, ‘믈라카’나 ‘페낭’ 같은 유명한 도시를 많이 추천했지만 랑카위는 거의 없었다. 알아보니 랑카위는 게다가 면세지역이란다. 일단 가보는거야! 를 외치고 루트에 랑카위를 넣었다.

랑카위는 세금도 없지만, 대중교통도 없다. 택시 타고 다니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그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겠구나 싶었다. 페리 터미널 앞에는 택시가 많았지만 일단 판타이체낭 같은 번화한 곳이 아니고서야 대기하고 있거나 거리를 다니는 택시가 없어 택시를 따로 불러야 했고 여기저기 다니기엔 어려워 보였다.

 

 

랑카위의 풍경. 오토바이는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랑카위에는 대중교통이 없는 대신 차나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는데, 우리는 오토바이를 빌리기로 했다. 처음 운전하는 오토바이라 기본적인 설명을 듣고서도 매우 조심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 속도를 맨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 아찔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나도 운전해보고 싶었는데 안전주의자 남편 왈, 너는 속도광이라 운전 맡기면 너무 달릴 것 같아서 안 된단다. 흥칫풍, 지는 척 하고 그냥 오토바이 운전대를 넘겼다. 뒤에 타면 편하고 좋지 뭐. 말랑말랑한 남편 뱃살도 좀 만져보고.

그래서 오토바이 운전은 남편이 하고 내가 뒤에 타서 핸드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방향을 알려주는 형태가 되었다. 엄마 말, 부인 말, 내비게이션 말 잘 들어야 한다던데 덕분에 랑카위에서 부인이자 내비게이션인 내 말은 절대적.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한적해 첫 오토바이 운전도 무리는 없었다. 핸드폰을 보며 내가 길을 안내해줬지만, 사실 길이 복잡하진않았다.

 

오토바이가 생기니 랑카위에서는 갈 곳이 너무 많아졌다. 랑카위는 작은 섬이라 오토바이만 있으면 어디든지 갔다가 돌아올 수가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는 오리엔탈 빌리지.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오리엔탈 빌리지 안에서는 아이들 위주로 구성된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어 마치 놀이동산 같았다. 그리고 오리엔탈빌리지는 전망대로 유명한데, 전망대에 올라가면 안다만해를 끼고 있는 랑카위 섬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랑카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마시는 음료수

 

오리엔탈빌리지 외에도 랑카위에는 과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도 있고, 동물원도 있었지만, 바다를 좋아하는 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탄중루비치로 향했다.
탄중루 비치는 자연보호구역 안에 있는 데다 유명 리조트 체인이 있어서 들어갈 때 서약서(?) 같은 것을 주고 싸인하게 한다. 내용은 ‘자연보호를 하고, 리조트는 프라이빗한 구역이니 들어가지 말고…’ 별생각 없이 갔다가 바리케이드에 멈추고 싸인을 하면서 잠시 침을 꿀꺽 삼키게 했지만 탄중루 비치는 조용하고 휴식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오토바이에 소지품을 넣고 간단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복장으로 바다에서 놀고 있는데,

“어라? 저기 저 사람들 바다 위를 걷고 있어!”

저 멀리, 바다 위를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평소에 초자연적인 것들은 믿지 않아 두 눈을 비비고 또 보고 또 봐도, 사람들이 바다 위를 걷고 있었다.
놀라서 그쪽으로 달려가 보니 사람들이 바다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꽤 깊을 만한 곳인데, 사람들이 바다 위에 서있었다.

 

“바닷속에 들어가 봐도 되나요?”
“네, 조금 있으면 썰물이 돼서 바닷길이 열려요.”

주변에 있던 리조트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썰물 때마다 바닷길이 열린다는 듯싶었다.
우와! 신기해!
우리 외에도 바닷길이 열리는 듯싶으니 주변에서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어 열리는 바닷길을 따라 바다 중간을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양옆에서 파도가 치고 있는데 슬며시 길처럼 떠오르는 바다 중간 모래길을 밟으며 걸어가는 느낌이 굉장히 짜릿했다. 썰물에 어부 아저씨들은 미리 쳐둔 그물을 걷어 올리며 물고기를 잡고, 몇몇 사람들은 바닷길을 따라 좀 더 깊숙이 들어가기도 했다.

 

 

미리 쳐놨던 그물을 걷는 어부들
우리가 있었던 곳은 마치 섬같이 떠올랐다.

 

뒤를 돌아보니 꽤 먼 길을 왔는데, 은은하게 지는 노을에 양옆에서 파도가 일렁이며 길 위로 겹쳐지고 있었다.

탄중루 비치에서 신기한 체험을 하고 난 뒤, 피쉬앤칩스 맛집이라는 음식점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식사도 하고, 요일마다 다른 곳에 열리는 야시장을 정보를 찾아 야시장도 구경했다. 여행하며 대중교통만 타고 다니다가 (나름)자가용이 생기니 어디든지 갈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랑카위 섬에서는 도로가 잘 닦여 있고 차가 많지 않아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밤길엔 가로등이 없어 조금 무섭긴 했지만.

 

 

랑카위에서는 원숭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귀여운 아기 원숭이도 있었지만 여행객의 가방을 터는 험악한 원숭이도 있었다.
랑카위의 상징인 독수리. 실제로 보니 매우 늠름했다.
피쉬앤칩스 맛집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료 한 잔씩!
야시장의 묘미, 꼬치구이! 사테라고 하는 꼬치구이는 말레이시아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
맛있어 보이는 볶음국수

 

오토바이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랑카위지만, 오토바이는 바다로는 못가니까. 바다에서 하는 액티비티들을 위해서는 투어를 신청해서 돌아봐야 하는데 대표적으로는 근처 자연보호 구역으로 맹그로브 탐험을 하는 투어와 근해의 다른 섬들을 작은 배를 타고 구경하는 호핑투어가 있다.

 

랑카위 추천 호텔 보기!

 

여러명이 함께 하는 호핑투어도 있고 2-3명이 하는 투어도 있다.

 

그리고 면세구역인 랑카위의 이점을 한껏 살린 ‘선셋 크루즈’라는 투어가 있는데 선셋크루즈는 ‘바다’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투어였던 것 같다.
해 질 녘, 작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노을을 바라보며 바베큐를 먹고 무제한 제공되는 음료를 마시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투어인데, 독특한 점은 면세지역인 랑카위라 가능한 듯 보이는 ‘무제한 맥주’와 ‘무제한 칵테일’이었다.

 

 

선셋투어, 너도나도 타이타닉 포즈를 따라해서 웃음이 터졌다.
그물망에 누워있으면 직원이 맥주를 던져준다.

 

요트에 바닷속으로 살짝 잠길 수 있게 만들어진 해먹을 설치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 바다를 달리는 요트에서 바다를 느끼며 마시는 맥주 한 잔, 크. 정말 어디에서 또 이런 경험을 할까?

 

 

여행객이 많은 판타이체낭의 밤거리에서 공연하는 밴드.
판타이체낭에는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많이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다른 유명관광지 믈라카나 페낭 같은 곳은 중국적인 색채가 굉장히 강했는데 랑카위는 그에 비교해 무슬림들이 많이 살고 있어 그런지 좀 더 그런 색채가 강했다. 그런데도 면세지역인지라 술이 엄청 싼 것은 또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고.

대중교통이 없는 점은 불편하긴 했지만 오토바이를 빌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가다 예쁘면 멈춰 서서 구경하고, 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쓸 수 있게 돼서 그런지 이 전의 여행지와 다르게 랑카위는 내가 좀 더 여행을 스스로 만들고, 즐길 수 있었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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