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 여행, 쾰른 대성당을 바라보며 쾰시 한잔 아니 두잔!

웅장한 대성당과 시원한 맥주의 도시

“쾰른은 잠깐 환승하면서 역 앞의 쾰른 대성당만 보고 오면 돼요.”

그래? 왠지 삐딱한 정신이 발동했다. 우리는 쾰른에 숙박하자! 쾰른보다 좀 더 북쪽으로 가기 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은 잠깐 들렀다 가는 쾰른을 천천히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바로 웅장한 쾰른 대성당이 바로 보인다. 이래서 환승하는 동안에도 볼 수 있는 거구나. 근데 왜 이렇게 성당이 역 바로 옆에 있지? 궁금해서 이유를 찾아보니 프로이센 시절에 왕족들이 바로 기차에서 내려 이런 대단한 건물을 바로 볼 수 있게 하려고 성당 바로 옆에 기차역을 지었다고 한다. 정말 왕족이나 할 수 있는 생각이랄까. ‘성당이 보고 싶어서 기차역을 바로 옆에 지었어요.’

 

쾰른 기차역. 유레일패스로는 독일의 초고속기차 ICE도 미리 예약하지 않고도 탈 수 있어서 편리했다.
쾰른역을 나서면 바로 보이는 쾰른 대성당. 매우 높아서 사진에 다 담으려면 바닥에 쪼그려야 했다.

 

왕족도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한 쾰른 대성당은 우리도 교과서에서 배우듯 ‘고딕 양식의 대표 걸작’. 1248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880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수백 년 동안은 건설이 멈춘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고, 1800년대에 들어서야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중기가 항상 올라가 있는 공사 중의 성당이 있는 스카이라인이 아마 쾰른 사람들에겐 더욱더 오래 남아있었을지 모르겠다. 600년은 공사 중이었다는 이야기인데 600년이면 조선왕조잖아! 비슷한 느낌으론 현대인에겐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아닐까? 그곳도 맨날 공사 중인 이미지가 친근한데 말이다.

 

 

고딕양식의 특징인 플라잉버트레스도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쾰른 대성당은 ‘조면암’이 주요 재료여서 하얀색이었다는데 세계 2차대전 당시 쾰른에 대규모 공습이 가해지면서 폭격과 매연으로 지금의 모습과 같은 거뭇거뭇한 색을 띠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후의 산업발전으로 인한 산성비 때문에 부식의 문제가 있어 색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보수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높은 첨탑만큼이나 실내도 매우 거대하고 웅장하다. 내부엔 스테인드글라스와 조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져왔다는 동방박사의 유골함이 있다.

 

성당 내부는 듣던 대로 고딕 양식의 대표작이라고 부를 만큼 웅장하고 화려했다.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와 하늘 높이 치솟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설계들, 섬세하고 세밀한 조각들까지. 이렇게 크고 웅장하면서 우아한 건물이 쾰른 어디에서나 보이는 것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큰 축복일 것 같다. 성당이 라인강변의 언덕 위에 지어진 덕분에 라인강변으로 나오면 크고 우뚝 솟은 성당이 잘 보인다. 특히 밤에 조명을 받아 빛나는 성당의 모습은 더욱 신비롭게 보였다.

 

 

사람들로 가득 넘쳐나는 쇼핑거리.

 

쾰른은 독일에서도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다음으로 큰 도시라고 한다. 여러 기업이 있기도 하고 서독일의 수도역할을 한 본(Bonn)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주도인 뒤셀도르프 사이에 있어 오가는 사람이 많고 분주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독일에서 관광객 방문이 가장 많다는 쾰른 대성당까지 있으니!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왁자지껄하게 대화하며 떠드는 장소도 필요할 텐데 쾰른에는 ‘쾰시(Kölsh)’라는 맥주가 유명하다. 물보다 맥주가 싸다는 이야기가 있는 독일은 지역마다 다양한 맥주들이 있어 기차타고 조금만가도 이전 도시에서 팔던 맥주 브랜드는 안 보일 정도니까.

 

 

쾰른의 맥주, 쾰시를 파는 펍.
우리가 찾아간 살짝 외곽의 술집. 낡은 외관이 이 가게의 세월을 말해준다.
좁은 공간에 꽉 들어차있는 테이블. 합석도 자연스러운 듯 했다.

 

쾰른에서도 약간 옛날 선술집 분위기로 괜찮다는 곳이 있어 찾아가 봤다. 쾰른성당이 있는 중심부에서도 라인강을 넘어 약간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는데, 조용한 골목에 오로지 이 식당 하나만 왁자지껄하고 사람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일단 이런 식당들은 만국 공통으로 합석을 시키는 듯. 퇴근하고 한잔하러 온 듯 멀끔한 셔츠에 정장 차림인 남자 두 사람과 한 테이블을 쓰게 되었다. 다른 테이블 힐끗, 우리 테이블 힐끗, 하면서 일단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키는 듯한 메뉴를 두 개 시키고 있으려니 맥주는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우리 앞에 배달된다.

 

 

시원한 맥주. 잔이 작은 편이라 몇 모금이면 사라졌다.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듯한 메뉴 두가지. 소세지는 지금까지 독일소세지라고 알고 먹은 것과는 또 다른 맛이었다. 이게 독일소세지구나!

 

하루종일 관광한다고 돌아다녔더니 목이 말라 맥주를 단숨에 꿀꺽꿀꺽, 캬- 시원하고 맛있네. 한 잔 더 마셔볼까? 하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빈 잔은 바로 회수되고 새로운 맥주잔이 눈앞에 탕, 내려온다. 그리고는 맥주잔 밑 코스터에 연필로 찍찍 마신 잔수를 체크하고 사라지는 점원. ‘오, 이 놀라운 시스템은 뭐지!’라고 감탄하며 주변을 봤더니 이미 코스터 한 바퀴가 짝대기로 둘러진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서빙하는 트레이에 컵을 꽂아놓고 돌려가며 맥주를 쭉쭉 따른다.
마신 맥주잔 수는 코스터에 기록해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미 한바퀴 두른 아저씨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쾰른에서 하루는 기차로 당일치기를 할 수 있는 거리의 뒤셀도르프(Düsseldorf)를 다녀왔다. 쾰른 사람들이 맥주를 많이 마시길래 분위기에 취해 나도 한잔 두잔, 여러잔을 마셨더니 다음 날엔 머리가 지끈지끈 숙취로 아파왔다. 밤거리에 보면 술 많이 마시고 인사불성된 사람도 가끔 있는 것 같던데 신기하게 숙취해소제는 그 어디에도 팔지 않았다. 약국에 들어가 숙취해소제가 있나 물어봤다니 그런건 없다는 대답. 신기하네… 이렇게 술 많이 마시는 나라에 숙취해소제가 없다니. ‘컨디션 가져다 팔면 잘팔리지 않을까?’ 하는 잡담을 남편과 쑥덕쑥덕 나누며 뒤셀도르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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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셀도르프엔 한국인, 특히 일본인이 많이 살아서 일본음식점이 많다길래 그럼 도시 구경도 해볼 겸 라멘이나 먹으러 가볼까 하고 생각한 것이 계기였다. 쾰른에서 3, 40분 갔을까. 뒤셀도르프는 쾰른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조금 도시가 더 정돈된 느낌이고 차분한 느낌이랄까? 뒤셀도르프 역을 얼마 지나지 않아 반가운 한국어가 쓰여 있는 마트가 보였다. 한국인도 많이 사는 도시라더니 아니나 다를까 (물론 비싸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고추장, 고춧가루며 카레까지 갑자기 그리운 맛들이 생각나며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쩝. 주방이 있는 숙소라면 이것저것 사서 한식 파티할텐데, 아쉽네.

 

큰 슈퍼에 가득찬 한식 재료들. 아! 장바구니에 쓸어가고 싶었다. 여기부터 저기 끝까지 다 주세요!
숙취는 라멘국물로 달래고… 라멘이 일본에서 먹는 맛과 흡사해서 놀랐다.
분명 독일인데 일본어로 된 간판이 많았다. 심지어 일본호텔과 백화점도 있었다.

 

쾰른에도 흐르는 라인강은 뒤셀도르프에도 흐르고 있었다. 강가에는 강을 보며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음식점들이 쭉 늘어서 있고 강둑에는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면서 수다 떨러 나온 사람들이 앉아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라인강변의 음식점들. 강을 바라보며 운치있게 먹고 마실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들 콜라나 맥주를 가지고 강둑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뒤셀도르프 어디에나 보이는 라인타워
메디엔하펜(Medienhafen)지구의 신관세청(Neuer Zollhof)건물.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유명한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작품이다.

 

잘 사는 도시에나 있는 좀 독특한 디자인의 빌딩들도 눈에 많이 띄었고. 쾰른으로 돌아가기 전, 맥주나 한잔 마실까? 하고 음식점의 음료 메뉴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또 재미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기차 타고 고작 40분 남짓 왔는데 쾰른의 맥주인 ‘쾰시’는 보이지 않았다. 뒤셀도르프는 ‘알트비어(Altbier)’가 대표적이기도 하고 이웃 도시인 쾰른과는 약간 라이벌 구도인지라 뒤셀도르프에선 쾰시를 찾으면 안 된다고 한다. 또 이런 소소한 트리비아가 여행하는 즐거움 중 하나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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